HOBBY/SONG

먼데이키즈 김민수 그리고 한승희

너래쟁이 2017. 11. 24. 21:36

 

젊은 나이에 요절한 뮤지션들은 그것이 자살이건간에 다른 요인들이 이유이건간에 일종의 신격화가 가미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유재하가 그렇고 김재기가 그러하며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면 커트 코베인이나 시드 비셔스, 투팍 등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뮤지션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만이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도 나타나는 현상이며 어찌 됐건간에 해당 인물의 이른 사망에 대한 사람들의 안타까움이 녹아있는 것이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맹목적인 신격화는 지양해야 할 일이다. 빠가 까를 만든다의 전형적인 사례 중 하나이므로.

 

먼데이키즈의 전 멤버였던 김민수도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스물 넷 이라는 젊은 나이에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한 그는 아직 채 만개하지 못한 꽃이었다. 탄탄한 중저음 보이스는 어쩌면 여자들보다도 남자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마초적인 매력이 있었고 데뷔 전, 양아치간지 솔솔 풍기던 시절의 동영상들에서도 보여지듯이 중저음 보컬의 한계인 고음까지 일정 수준 이상은 소화해내던 실력있는 가수였다. 특히나 사람들이 극찬하던 부분은 바로 고음에서의 음색이었는데 중저음에서의 묵직한 음색을 고음에서까지 그대로 가져와 내지를 수 있다는 것은 팬들로 하여금 임재범-조장혁의 뒤를 잇는 마초적 보컬리스트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유니크한 음색과 탄탄한 실력을 갖춘, fm으로 치면 -1포텐급의 유망주였다는 소리다. 그런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주었고 더 이상 먼데이키즈는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더군다나 먼데이키즈는 디셈버나 포맨, 바이브같이 한 사람의 메인보컬에게 의존하는 형식의 팀이 아니었다. 중저음의 김민수와 고음의 이진성이 동등한 위치에서 노래하는 팀이었다. 이진성과 호흡을 맞추기에 부족함이 없을 실력과 사망한 김민수의 느낌을 동시에 되살려야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새롭게 탈바꿈한 먼데이키즈의 신보를 들어본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망한 김민수와 너무도 비슷한 음색을 가진 한승희 때문, 예전 곡들을 부르는 라이브 등에서도 김민수의 파트는 거의 한승희가 담당하는 등 김민수가 사라진 먼데이키즈의 라이브를 어색하지 않게 하기 위한 역할을 맡았다. 그로 인한 김민수와 한승희에 대한 비교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장르가 다른 가수들도 비교를 당하는 마당에 같은 그룹의 비슷한 음색과 포지션을 가진 멤버라고 오죽했을까.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 때문인지 두 가수는 수많은 비교를 당했다. 특히나 한승희로써는 필요 이상으로 평가절하당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어찌됐건 로봇이 아닌 이상 두 가수는 비슷한 음색 이외에는 완전히 똑같을 수 없고 사망한 김민수와 새로운 멤버 한승희와의 비교는 김민수에 맞춰 만들어진 김민수의 노래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허스키하고 굵은 목소리가 가미되는 김민수의 고음 파트는 한승희가 백프로 구현해내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실제적으로도 김민수보다는 한승희의 음역대가 약간 낮았던 것 같기도 하고...

 

똑같은 중저음 보컬, 특히나 중저음에서의 음색이 매우 흡사하다고 할 지라도 김민수와 한승희간에는 차별성이 있다. 김민수는 앞서 누누히 말했듯 마초적인 면이 좀 더 강한 보컬이다. 데뷔 시절 그가 자주 비교되었던 sg워너비의 김진호나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환희와 차별화되는 점이기도 하다. 그들보다는 담백하면서도 고음에서의 거친 목소리가 매력이었다. 그에 반해 한승희는 조금은 더 부드러운 창법이다. 똑같이 고음을 낸다 하더라도 굵은 목소리가 얇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 김민수보다는 떨어지는 파워가 지적당하기도 한다. 특히나 이 부분은 고음 애드립 부분에서 확연하게 갈리는데 이것이 김민수와 한승희가 확실히 달라지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옳고 그름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한승희가 고쳐야 될 점이라고 하는 것도 단순히 김민수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바람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부분이다.

 

이것은 한승희로써는 먼데이키즈로 활동하는 동안 끝없이 짊어져야 할 짐과도 같다. 왠만해선 전임 김민수와의 비교를 피해가기 어려울 수 있고 이것은 '가수 한승희'가 아닌 '먼데이키즈에서 죽은 김민수랑 목소리 비슷한'애 로 각인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한승희에게 조금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승희와 임한별이 들어오며 3인 체재로 재편한 이후, 먼데이키즈의 색깔은 이전 3집까지와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빠른 템포의 곡이 많아졌고 앨범 자켓이나 곡등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굉장히 밝아진 편이다. 너 아니면 죽을 것 같고, 매일매일 너 하나만 생각하며 지내는, 이러다가 사람 하나 죽을 것 같던 비장했던 모습보다는 세개로 늘어난 목소리의 먼데이키즈는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주기로 생각한 듯 하다. 나를 포함한 뭇 남성들은 마초적인 매력이 철철 흘러넘쳤던 과거의 먼데이키즈를 그리워하는곤 한다. 하지만 어쩌면 요즘의 먼데이키즈는 이러한 트렌디한 모습 덕택에 전반적인 여성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스윗소로우 풍의 그룹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한승희는 그러한 컬러에 맡게 마초적이고 강한 보이스보다는 편안한 중저음에 달달함도 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가창력을 요하는 부분에서는 여지없이 고음을 폭발시키고) 자신이 팀 내에서 해야 할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민수와의 비교는 어떻게보면 이렇게 정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 '노래 잘하는 거 뽐내고 싶으면 김민수,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랑을 노래하기 위해선 한승희' 뭐 이렇게 표현하면 될려나?

 

글의 처음으로 다시 돌아갈 때가 되었다. 김민수에 대한 미화나 신격화가 조금은 존재한다는 것에는 나 또한 동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만큼 김민수가 가진 재능과 잠재력은 뛰어났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또한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김민수가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평가는 어땠을지에 대해서도 동료인 이진성이 현재 받는 20대 최고의 보컬리스트라는 평가 그 이상을 받았을 것이라고도 단언할 수 있다. 이것은 나의 확고한 추론이기도 하고 이른 나이에 운명을 달리한 김민수에 대해 내가 가지는 안타까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죽은 김민수와 너무나도 흡사한 톤을 가진, 실력 또한 출중한 한승희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것일 거다.